어쩌다 보니 제주살이 15년 차에 접어든 중년부부의 제주에서의 삶을 짧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 5년동안은 제주시 구남동(이도2동)이라는 한적하고 깨끗한 동네에서의 연세살이였다.
좋은 주인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 5년 동안 우리는 너무 편하게 잘 살 수 있었고, 지내는 5년 동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제주시에서 5년을 보내는 동안 한적했던 동네는 하나 둘 건물들이 가득차기 시작했고 우리가 이사를 나오고 나서는
아주 복작거리는 신도시 느낌으로 변했다. 다행히 우리는 지내는 동안 우리가 이주해서 살만한 곳들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그 덕분에 지금 10년째 살고 있는 서귀포 동쪽 조용한 중산간 마을에 터를 잡을 수 있었다.
제주 서귀포 동쪽의 중산간마을에서의 중년 부부의 삶은 평온한 일상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의 삶은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고, 계절의 변화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의 시작
밤에 늦게 잠들어 아침에 늦잠을 자던 우리는 중산간마을에 살면서 점점 그 루틴이 바뀌었다.
현재는 밤 11시정도는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7시 사이에 일어나는 아주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일과를 나열해 보자면, 아침 공기가 맑고 상쾌할 때 우리는 설희(반려견)와 함께 마을 산책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감귤밭에서 자라는 귤들과 멀리 보이는 한라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설희 덕분에 우리는 매일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건강을 챙긴다.
농사와 텃밭 가꾸기
대부분의 시골 주민들이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특히 제주 시골분들은 작은 땅 한 줌도 놀리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만 빼고...)
우리 부부는 예외였는데, 작년부터 물가가 심하게 요동을 치고 푸성귀들 가격이 너무 폭등해서 올해 봄 오일장에 나가 고추, 상추,
방울토마토, 깻잎, 바질, 쌈채류등 모종을 구입해 작은 텃밭을 만들어 관리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들이 얼마나 잘 길러 먹겠냐만 그래도 한동안 상추며 깻잎이며 고추며 방울토마토를 수확해 먹었으니
모종값은 뽑았다고 생각한다. 가을을 지나면서 내년엔 우리가 자주, 많이 먹는 녀석들로만 집중하기로 했다.
별 것 아닌데 작물을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 기쁨이 상당히 매력 있었던 올해였다.
여유로운 오후
오전에는 아침을 먹고, 설희와 산책을 하고 난 놀이터에서 아내는 안채에서 각자 할 일을 한다.
그렇게 점심이 되면 아내가 차려 준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함께 운동을 한시간정도 한 뒤, 함께 놀이터에 나와 각자의 일과 취미 생활을 즐긴다. 나는 요즘 티스토리 글쓰기에 푹 빠져있고, 아내는 제과, 제빵, 요리등 레시피들을 공부한다.
이렇게 둘 이 같이 또 따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때로는 함께 가까운 숲길을 걷거나 바닷가에 나가 멍 때리기를 하거나,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를 찾아가 시간을 보내는데 이 것이 제주에 사는 작은 장점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저녁의 평온함
저녁이 되면 우리부부는 아주 간단하게 이른 저녁 식사 한다. 주로 과일이나 요거트 같은 정말 가벼운 저녁을 먹는 편이다.
식사를 마치면 다시 한시간정도 저녁 운동을 함께 하고, 함께 유튜브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여행, 먹방)
그리고 서로 하루 종일 붙어있는데도 할 말이 어찌나 많은지 수다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좋은 영화가 있으면 자기전에 불 다 꺼놓고 음량 크게 올려서 영화를 본다. (시골살이의 좋은 점)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든다. 매일 작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별일 없는 하루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결론
제주 서귀포 중산간마을에서의 중년부부의 삶이란,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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