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서 뽈뽈2 고전압 배터리 정기점검등 안전점검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모처럼 외식을 하기로 했다.
첫번째 선택은 제주시 살 때 자주 갔던 식당에서 비냉과 양념갈비를 먹는 것, 다른 하나는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살짝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해서 새로운 제주 맛집을 찾아 새로 오픈한 중국 가정식 식당을 방문하는 것!
우린 고민하다 두번째 선택으로 결정했다. ‘중국 가정식’이라는 소박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화려한 중화요리가 아닌, 따뜻한 집밥의 느낌을 주는 그곳은 어떤 맛을 품고 있을까.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자,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향신료 냄새가 코끝을 부드럽게 감쌌다. 깔끔하고 정갈한 가게 내부는 갓 개업한 듯 깔끔했고, 메뉴는 익숙한 듯 낯선
이름들이 가득했다. 오랜 고민 끝에 우리는 세 가지 음식을 선택했다.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해 보이는 ‘탕추리지’,
볶음 국수인 ‘차오미엔’,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강렬한 맛이 예상되는 ‘마라뉴로미엔’이었다.
첫 번째 만남: 바삭함과 촉촉함의 조화, 탕추리지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탕추리지였다.
네모반듯한 접시에 소담하게 담겨 나온 모습은 영락없는 탕수육이었다. 하지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익숙함 속에 숨겨진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튀김옷은 지나치게 두껍지 않으면서도 파삭하게 씹히는 경쾌한 소리를 냈고,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돼지고기는 놀라울 정도로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퍽퍽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고기의 질감은 정성 들여 만든 요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새콤달콤한 소스는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튀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흔히 먹던 탕수육과는 다른, 조금 더 절제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듯한 느낌. 시작부터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고추기름을 찍어 먹으니 잘 어울렸다. 다만 함께 준 무장아찌는 조금 부담스러운 냄새가 났다.
*손님은 많지 않았지만 주문후 30분 지나서 나옴.
두 번째 감동: 얼얼하고 깊은 국물 맛, 마라뉴로미엔

이어서 등장한 마라뉴로미엔은 그릇을 가득 채운 붉은 국물과 풍성한 고명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코를 찌르는 알싸한 마라의 향기는 약해 내게는 딱 좋은 정도여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술 뜨자, 입안 가득 퍼지는 얼얼하면서도 깊은 맛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풍미가 일품이었다. 혀를 기분 좋게 마비시키는 화자오의 느낌과 함께,
소고기를 푹 고아 낸 듯한 묵직한 국물 맛이 뒤따라왔다. 면과 함께 들어있는 소고기 역시 감동적이었다.
오랜 시간 정성껏 조리한 듯,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부드럽게 결을 따라 찢어질 정도로 연했다. 아삭한 숙주가 더해져
씹는 맛의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정신없이 면과 국물을 번갈아 맛보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오늘 주문한 메뉴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다시 방문한다면 주저 없이 다시 시킬 메뉴였다.
*주문 후 50분만에 나옴
세 번째 경험: 아쉬움과 만족 사이, 차오미엔

마지막으로 나온 차오미엔은 넓적한 면과 각종 채소, 계란이 함께 볶아져 나온 먹음직스러운 모습이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고, 우리는 마지막 요리에 대한 기대를 품고 젓가락을 들었다.
면은 기대했던 대로 아주 훌륭했다. 넓고 두툼한 면발은 입안에서 쫄깃하고 탱글탱글하게 춤을 추는 듯한 식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맛의 조화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간장 소스의 맛이 생각보다 너무 강하게 느껴져, 다른 재료들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조금만 간이 약했더라면, 훌륭한 면의 식감과 채소의 아삭함이 훨씬 더 잘 살아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앞서 맛본 두 요리가 워낙 인상 깊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크게 다가왔다.
*주문 후 53분만에 나옴
다음을 기약하며
모든 음식을 맛본 후, 우리는 만족스러운 포만감과 함께 식당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탕추리지와 마라뉴로미엔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고, 차오미엔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이 ‘중국 가정식’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꾸밈없고 진솔한 맛을 내는 곳이라는 사실이었다.
특히 고기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고민 없이 다른 고기 요리들을 맛보고
싶다. 특별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그래서 더 든든하고 기분 좋은 한 끼 식사였다.
다만, 손님이 많은 상태가 아님에도 음식이 하나씩 따로따로 주문후 30분, 50분, 53분 정도로 늦게 나온게 좀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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