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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기

제주 비오는 날 / 빗방울 속 제주의 맛, 오겹살의 유혹

by 바폴락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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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제주는 변덕쟁이 같다. 쨍한 햇살이 쏟아지다가도, 이내 굵은 빗방울을 흩뿌리며 섬 전체를 촉촉이 적신다.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던 토요일 오후, 특별할 것 없는 하루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건 바로 점심 메뉴였다.

표선 하나로마트에서 40% 세일이라는 기분 좋은 문구에 홀린 듯 집어 온 제주산 오겹살이 그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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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진 전기그릴 위에 두툼한 오겹살을 올리자, '치이익-' 하는 경쾌한 소리가 빗소리와 묘하게 어우러졌다.

껍질 부분은 바삭하게, 지방은 고소하게 녹아내리며 주변을 맛있는 냄새로 가득 채웠다.

 

 

잘 익은 오겹살 한 점을 잘게 썬 땡초와 양배추, 양파를 듬뿍넣어 하루 전날 간장촛물에 절인 장아찌와 함께

쌈장을 얹은 비타민고추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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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한 식감과 육즙 가득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먹는 오겹살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보다도 훌륭한 맛이었다.

 

왜 비 오는 날엔 삼겹살이 더 맛있을까?

비 오는 날, 유독 삼겹살이나 부침개 같은 기름진 음식이 당기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이유가 숨어있다.

  • 습도와 냄새: 비가 오면 공기 중 습도가 높아져 후각이 둔해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강한 향을 가진 음식을 찾게 되는데, 고기 굽는 냄새는 멀리서도 후각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 청각적 효과: 빗소리는 일종의 백색소음처럼 들려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고기 굽는 '치이익' 소리 또한 비슷한 효과를 내는데, 빗소리와 섞여 뇌를 즐겁게 자극한다고 한다.
  • 심리적 보상: 흐린 날씨는 우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 기름진 음식은 뇌에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꿉꿉한 날씨를 이겨내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과학적, 심리적 이유들을 알고 나니, 빗소리를 들으며 오겹살을 즐긴 오늘 점심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제주에서의 일상은 이렇게 사소한 순간들로 채워지고 있다.

빗소리와 함께 오겹살을 맛보며,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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